[스크랩] 천양희 / 낯설게 하기의 아름다움 제5강 낯설게 하기의 아름다움 제5강 고정 관념을 깨고 자유로운 사유의 날개를 만일 이 키팅 같은 선생이 우리 나라에 있다면 아마 지금쯤 쫓겨났고 왕따당하고 있을 겁니다. 이 왜곡된 시 교육이 얼마나 나쁜 영향을 미치는가 하면 21세기 문학 행보를 늦추게 할지도 모릅니다. 앞으로 좋은 시인, 훌륭한 시.. 스토리1 2006.08.20
[스크랩] 천양희 / 낯설게 하기의 아름다움 제6강 낯설게 하기의 아름다움 제6강 어린애가 첫 세상을 보듯 시 앞에 앉을 때 어떤 신인이 나한테 시를 보여주는데 소쩍새가 겨울에 울고 있더라구요. 소쩍새는 초여름부터 웁니다. 그래서 내가 없는 것을 상상력으로 만드는 것은 정말 좋지만 실제로 있는 것을 왜곡시키는 것은 안 됩니다. 여름에 우는 소.. 스토리1 2006.08.20
패총 패총(貝塚)* (2001,5) 더는 줄 게 없어 껍데기로만 남아 제 모습 다 잃고 옛이야기 다 잊은 체 들숨과 날숨으로 씨줄과 날줄을 삼아 켜켜로 쌓여있는 허망함들 그옛날 석기시대에서도 동백기름 발라 곱게 빗었을 어머니 쪽진 머리 그 빗질이 무늬가 되고 화석이 되었는가 더는 가벼워질 수 없는 것들의 무.. 내가 詩라고 우기는 글 2006.08.18
일탈을 꿈꾸다 일탈을 꿈꾸다 (2005.2) 딸아이에게 운전을 가르치며 황색 중앙선은 절대 넘어가선 안 되고 횡단보도 앞에 정지할 때는 앞 범퍼가 정지선을 넘어가지 않게 하고 급출발 급정지를 자주하면 연료 소비가 많아지고...... 생각해본다 우리네 살아가는 이치에도 요렇게 똑 맞아 떨어지는 법규가 있어 거기에 .. 내가 詩라고 우기는 글 2006.07.28
인력 시장 인력 시장 (2006.04) 며칠 전 귀가길에서 사 온 떨이라는 말로 상표를 대신한 향기가 없는 건 내 오랜 알레르기 비염 때문이라 치고 거죽까지 쭈글쭈글해진 사과 몇 알 날카로운 과도끝을 아니라고,아직도 멀쩡하다고 번뜩이며 한사코 붙잡는 미끌한 저 과즙 동네 문방구에서 산 한 세트에 네 장 들어 있.. 내가 詩라고 우기는 글 2006.07.14
개망초 내가 일하는 운전학원 장내코스 중에 ‘경사로’ 구간이 있는데, 작은 언덕같이 생긴 경사로의 맨 꼭대기에 올라가서 보면, 학원 울타리 너머 오백 평 남짓한 묵정밭이 있다. 잡풀들이 무성한 그곳에 요즘 망초꽃이 왁자하게 피어 있어서, <매밀꽃 필 무렵>의 봉평장에서 대화장으로 가는 길섶 같.. 주절주절 2006.07.09
달맞이 꽃 달맞이 꽃 (2004.5) 때는 오월 해는 중천 달맞이 꽃 한 무리 그중 한 송이 유독 화사한데 주말부부 하는 내 아내 휴일 아침이면 보여주던 그 얼굴 어제밤 달이 유난히도 밝았던 그 이유 내가 詩라고 우기는 글 2006.07.07
찔레꽃 찔레꽃 (2005.7) '찔레꽃'하고 말하면 월남 간 매형 기다리며 불러오는 처녀배를 감추지 못하고 엄마한테 떠밀려 외갓집으로 도망갔던 큰 누님 폐병이라고 하는 몹쓸 병에 걸려 핼쓱해져만 가던 그 소녀, 길례 지금이 오월이라고 온 몸으로 가시 돋혀 말하는 하얀 기억들 그 길례가 서울 어디서 살고 있.. 내가 詩라고 우기는 글 2006.07.05
눈(雪) 나무 눈(雪) 나무 (2005.12) 도대체 어쩌자고 대책도 없이 밤새, 조근조근 내리는 그 많은 눈을 다 받고 서서는 무겁다는 말 한 마디 못하고 구부정한 허리 처진 어깨 기지개에 진저리라도 한 번 시원하게 쳐 봤으면 꽃 한 번 못 피워본 어린 가지들이, 행여 다칠까봐 조각난 겨울 햇살에 눈물만 흘리고 있다 내가 詩라고 우기는 글 2006.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