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詩라고 우기는 글
눈(雪) 나무
(2005.12)
도대체 어쩌자고
대책도 없이
밤새, 조근조근 내리는
그 많은 눈을 다
받고 서서는
무겁다는 말 한 마디 못하고
구부정한 허리
처진 어깨
기지개에
진저리라도 한 번
시원하게 쳐 봤으면
꽃 한 번 못 피워본
어린 가지들이, 행여
다칠까봐
조각난 겨울 햇살에
눈물만 흘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