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 (2006,3)
일곱 번 째 실업수당 받으러
노동부 가는 날 아침
앞을 막아선 현관 유리문의
구름인 듯, 꽃잎인 듯
안개 같기도 한
양각과 음각의 무수한 경계들
사물의 온전한 모습은 빛이 직진할 때 뿐
빛은 보이는데
형체를 나타내지 않는 현관문 밖
풍경이 왜곡되었다
반투명으로 흔들리는 문
바람은 길마저 굴절 시킨다
꽃잎이 나비가 되고 나비가 날아서
안개로 자욱한데
빛의 굴절이 비굴하다고
말하지 말자
저 문만 열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