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파람이 불면
오슬오슬한 습기를 머금고
바람이 불면은요
보글보글 거품을 문 게들이
까닥까닥 딱지 속에
눈을 감추고요
엊그저께 모를 심은
뒷집 아저씨는
자전거에 삽을 챙겨
다랭이로 가고요
어느 해 오월에
바람같이 사라졌다가
석 달만에 나타났다던
광주 사는 외삼촌은요
뼈 마디마디에
쑥국새가 둥지를 틀고
쑥국쑥국 울어 대고요
그 외삼촌을 바람으로 기다렸던
외할머니는요
뼈에 숭숭 뚫린 구멍으로
바람이
휘융휘융 지나간데요
마파람만 불면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