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이름 최종렬 조회: 58 제목 눈 (雪) IP 211.206.136.219 글 작성 시각 : 2004.05.07 21:47:36 눈 (雪) 사랑한다고 그립다고 보고 싶다고 썼던 그 많은 편지들을 차마 부치지 못하고 잘게 잘게 찢어서 하늘에 뿌렸다 깨알같은 글자들 욕심없는 단어들이 하얗게 표백되어 기억 저편으로 가물거리며 포실 포실 흗날려 누.. 스토리1 2006.09.01
사진 한 장 이름 최종렬 조회: 60 제목 사진 한장 IP 211.206.136.219 글 작성 시각 : 2004.05.13 23:57:09 사진 한장(1) 책상 정리를 하다가 책 갈피에서 사진 한장이 나왔다 지난 여름 바닷가에서 우리 아이들 노는 모습 그 여름은 무더웠고 비가 많지 않을 거라는 일기예보에도 너무 많은 비가 왔고 예상에 없었던 태풍이 두 .. 스토리1 2006.09.01
달맞이꽃 이름 최종렬 조회: 62 제목 달맞이 꽃 IP 211.206.136.219 글 작성 시각 : 2004.05.18 22:02:29 달맞이 꽃 때는 오월 해는 중천 달맞이 꽃 한 무리 그중에 한 송이 유독 화사한데 주말부부하는 내 아내 휴일 아침이면 보여주던 그 얼굴 어젯밤 달이 그렇게도 밝았던 이유 최종 수정 시각 : 2004.05.18 22:11:01 박미자 : 그 .. 스토리1 2006.09.01
불계패 제목 불계패 (不計敗) IP 211.206.136.219 글 작성 시각 : 2004.05.31 21:24:59 불계패 (不計敗) 군산시 삼학동 888번지 언덕위의 집들은 어디서나 낮은 이마를 하고있다 우 상 귀 벼랑끝에 옹기 종기 모여있는 흑 열 넉집 군산 토박이면 누구나 아는 삼학동 구수공장 50년 넘게 잘도 버텨왔는데 날 일자 건너뛰기 맥.. 스토리1 2006.09.01
마파람이 불면 마파람이 불면 오슬 오슬한 습기를 머금고 바람이 불면은요 보글 보글 거품을 문 게들이 까닥 까닥 딱지 속에 눈을 감추고요 엊그저께 모를 심은 뒷집 아저씨는 자전거에 삽을 챙겨서 다랭이로 가고요 어느해 오월에 바람같이 사라졌다가 석달만에 나타났다던 광주 사는 외 삼촌은요 뼈 마디 마디에 .. 스토리1 2006.09.01
해바라기 해바라기 다 못 버린 적산가옥 모여 사는 골목 어귀 해 따뜻한 날 할매 한분 어쩌다 보이는 차 한대 엉겅퀴같은 손 어여와,손갈퀴로 함박 웃고 영문 몰라 지나치면 쪼끔만 더있다 가 알았어,잘가 또 언제 와? 다시 흔드는 손사래 부스스 떨어지는 검버섯 부스러기 아무나 보면, 아들 셋을 서울로 보낸 .. 스토리1 2006.09.01
웃음 웃음 나는 웃음을 '파 ~ 하'하고 웃는다 '파'에는 바다가,수평선이 오월의 신록이 비 갠 유월의 밤 하늘이 있고 '~'로 번져가는 너울에는 그 누구의 탄생과 소멸 사이의 철학이, 처절한 투쟁과 애절했던 사랑이 종소리가 되고 내가 '파'하고 웃으면 ' ~ '로 울려서 몇 년을 떠돌아 아득한 어느 날에라도 당.. 스토리1 2006.09.01
담 (추석무렵) 담 (추석무렵) 누가 왔나보다 뒷집인가,옆집인가 어린 아이 울음 소리 젊은 웃음 소리 높지도 않은 담을 이제서야 넘어오는 새벽 다섯시 반 신문 던져지고 아침 일곱시면 대문 잠기고 변기 물 내리는 소리 어쩌다 갈치 굽는 냄새 우리집에서도 가끔 흘러 넘쳤을 청국장 끓이는 냄새 빈틈이 없던 대문앞.. 스토리1 2006.09.01
만재도 (첫사랑) 만재도 (첫사랑) 그 소녀 순례는 부끄러워할 줄밖에 몰랐다 열두살 무질(1)을 배우며 미역을 베는데 잠뱅이(2) 대신 입은 메리야쓰가 자꾸 몸에 달라붙어 동백꽃 망울마냥 도드라진 가슴이 육지로 가고싶은 만큼씩 커져만 가고 미역은 보이지 않고 나는 차마 눈길 줄 데 없어 먼데만 바라보는데 그 푸른.. 스토리1 2006.09.01
도요새에게 길을 묻다 도요새에게 길을 묻다 길위에 있는 화살표의 지시대로 좌회전도 하고,우회전도 하고 유턴도 하면서 여지껏 열심히 달려왔는데 겨울 바닷가에서 그들은 화살표의 반대 방향으로만 가고 있었던 것이다 부리 긴 새들은 그 긴 부리로 가끔씩 화살표 뒤에 쉼표나 마침표를 콕 콕 찍어 놓기도했다 누구는 .. 스토리1 2006.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