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도요새에게 길을 묻다

보배59 2006. 9. 1. 21:53
도요새에게 길을 묻다



길위에 있는
화살표의 지시대로
좌회전도 하고,우회전도 하고
유턴도 하면서
여지껏 열심히 달려왔는데

겨울 바닷가에서
그들은 화살표의 반대 방향으로만
가고 있었던 것이다

부리 긴 새들은
그 긴 부리로
가끔씩 화살표 뒤에
쉼표나 마침표를 콕 콕
찍어 놓기도했다

누구는 쉬었다가도 가고
누구는 거기서 생을 마쳤는 지도 모른다

그들은 모두 날아가고 없는데
날개가 없는 나는
옅은 안개로 흐려진 바닷가에서
길을 잃고

밀물 한번으로 지워져버릴
새들의 발자국과 내 발자국들만
어지럽다
최종 수정 시각 : 2004.12.03 22:22:59
김요섭 : 제목이 그대로 詩군요.
저는
요즘 너무 힘들어 정말 누구에겐가 제 인생의 가야할 길을 묻고 싶기도 해요.
그 대상이 도요새일 수도, 바닷가에 널려 있는 모래알알 일 수도, 최종렬씨 일 수도 있고...
소주병일 수도, 혹은 가람문학일 수도......
멘트삭제 (12/04 01:02)
표문숙 : 각자의 몫일 뿐... 누군들 자기가 가야할 길을 알겠는가... 그저 내 앞에 놓여진 길을 묵묵히 갈 뿐.... 도요새도...파도도...그리고 종렬학우도..그리고 요섭학우도....어딘가에 내가 기댈 어깨라도 있음은 감사이어라. 멘트삭제 (12/04 16:16)
도전 : 전화가 뜸하더니 결국 거기 있었구만. 도요새라. 믿지 말어. 자동차 바퀴자국이 있는지 돌아보고 살살 뒤를 살피며 나올 것. 혹시 알어. 1연에서 2연으로 들어가던 길에 색다른 길이 있을지. 멘트삭제 (12/09 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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