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새에게 길을 묻다 길위에 있는 화살표의 지시대로 좌회전도 하고,우회전도 하고 유턴도 하면서 여지껏 열심히 달려왔는데 겨울 바닷가에서 그들은 화살표의 반대 방향으로만 가고 있었던 것이다 부리 긴 새들은 그 긴 부리로 가끔씩 화살표 뒤에 쉼표나 마침표를 콕 콕 찍어 놓기도했다 누구는 쉬었다가도 가고 누구는 거기서 생을 마쳤는 지도 모른다 그들은 모두 날아가고 없는데 날개가 없는 나는 옅은 안개로 흐려진 바닷가에서 길을 잃고 밀물 한번으로 지워져버릴 새들의 발자국과 내 발자국들만 어지럽다 |
최종 수정 시각 : 2004.12.03 22:22:5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