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 겨울 변두리 쌈지 공원 한 줌 잘 마른 낙엽이 후루룩 바람에 흩어지는 줄 알았더니 한 무리 참새떼들이 내가 그 쪽으로 고개를 돌리기도 전에 먼저 알고 놀래 날아 오르는 것이었다 그들은 항상 나보다 먼저 생각하고 나보다 나를 더 잘 알고 있었다 푸르륵 구기자 나무 울타리로 몰려 가더니 무엇엔가 깜짝 놀라 벤치위 마른 등나무 지붕으로 옮겨가서는 포륵 포륵 제자리 뛰기를 하며 찧고 까불고 고 야무지게도 새까만 눈망울들을 반짝거리며 몇 놈은 땅으로 내려와서는 낙엽을 들춰보기도 하고 그 속에 무얼 숨기기도 한다 하얀 볼에 까만 점까지 볼록거리는 폼이 분명히 근거가 있다는 얘긴데 공원 위를 천천히 맴도는 황조롱이 한 마리 뜬소문인 듯 관심이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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