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나를 따르라 !

보배59 2006. 9. 1. 22:25
No.21  나~를 따르라 ! !  보배20

 5 년 전쯤으로 기억한다. 한마디로 연대는 확실히 알 수 없으나 서해안 고속도로가 개통되기 직전이라고 기억되는 어느 해 추석.

아침에 출발해 목포에 있는 부모님 산소에 성묘를 하고 군산으로 오는 길.

십여년 넘게 해마다 한 두번씩 다니는 코스는 변함없이,목포에서 국도 1 호선을 타고 가다가 함평에서 국도 39 호선으로갈아 타서,영광- 고창- 부안- 김제- 만경- 대야- 군산으로 오는 길.

광주까지 가서 호남 고속도로를 타느니 국도로 가는 게 구경도 많이하고 구불구불 재미도 있지만,결정적인 이유는 걸리는 시간은 거의 같은데 국도는 통행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매력이 있었다.

 

그날도 부안 입구까지는 룰루 랄라 잘 왔다.해마다 거기서부터가 문제였는데,역시나 마찬가지. 터미널쪽 큰 길로 가면 더 막힌다는 걸 수년에 걸친 경험으로 익히 아는 나는 골목길로 접어들어 군청 앞으로 지나가는 샛길로 잘도 빠져 나왔다.

잘못 걸리면 부안 읍내를 빠져 나오는 데만 두 시간이 넘게 걸린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동진강 휴게소에서 잠깐 쉬면서 아이들 아이스크림에 호도과자에 쉬~까지해결을 하고, 출발을 하면서 생각하니 만경부터 대야까지 항상 막혀서 두어시간을 허비했던 생각이 번뜩 났다.

'빨리 집에 가야 되는데'. 산소가 가까운 곳에 있는 손윗 동서가 기다리고 있을 텐데,길에서 막혀있는 두어 시간이면 보배20 두 병은 마실 수 있는데......

이럴게 아니다 하는 생각에 김제- 익산간 도로로 가서 전군 도로로 빠지면 빠를 것같아 그쪽으로 갔다.

 

 김제 시내 입구까지는 잘갔다.그런데 세 방향에서 차들이 합류하더니 무슨 농공 단진가 하는 데서부터 차들이 꼼짝도 하질 않는 거였다.

 10 미터 가는 데 족히 30분은 걸린 것 같았다.

 앞 뒤 차에서 사람들이 내리더니 아이들 오줌도 뉘고, 기지개도 켜고,차랑 사람이 같이 걸어가는데 사람들의 걸음이 더 빨랐다.

 

 그렇게 두 시간 정도 갔을까, 넉넉잡고 다섯 시까지 도착할려고 점심도 안먹고 출발 했는데,평소에는 세 시간이면 충분한 거리지만 명절때라 넉넉하게 여섯 시간을 잡았는데 해가 지고 있었다.

 

 그때, 저 앞에 가던 차 한 대가 우측으로 난 샛길로 들어가는게 보였다.' 저 차는 목적지에 다 와서 좋겠다'  싶었는데, 그 뒷차, 또 그 뒤......,번호판을 봤더니 '전북 31 너 0000',순간'아! 군산 찬데......'

 더이상 무슨 생각이 더 필요하랴, 저게 바로 샛길이구나.

 생각하고 자시고 할 사이도없이 핸들이 저절로 그 족으로 꺾였다.

 

 딱 차 한 대 넓이에 맞춰서 시멘트로 포장된 '새마을 도로'를 "새벽종이 울렸네, 새아침이 밝았네"를 흥얼거리며 달렸다.

 후사경으로 뒷쪽을 보니 나같은 생각을 했는지 아니면 나랑 행선지가 같은지 줄줄이 차들이 따라오고 있었다.

 '너희들 다 내 덕분인 줄 알아라'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어깨까지 으쓱해졌다.

 식구들에게 의미 심장한 미소를 지어보이고는 휘파람을 불려는 순간,맨 앞에 가던 차가 어떤 집으로 들어가고,또 조금 가다 '회관'같은 건물 앞에 또 한 대가 정차를 하더니 엔진 정지.

 '뭐야, 나는 어디로 가라고!' 앞에 길을 보니 마을 안으로 들어 가면서 점점 좁아지고 있었다.

 그자리에 섰다. 내 뒷차도 섰다.그 뒷차도, 그 뒤......

 

 무슨 C F에서 조형기가 쫄병들을 데리고, "나를 따르라 !" 고지를 점령 했다가, "여그가 아닌게벼?" 쫄병들 "으악!" 다시 다른 고지를 점령해놓고선, "아까 거그가 맞는게벼 ? " 쫄병들 다시 "으악!!"

 딱 그지경이었다.

 그런다고 나도 뒷차들한테, "아그들아 여그가 아닌게벼!" 했다간 100대도 넘게 꼬리에 꼬리를 물고있는 저 차들한테......

 

 뒤에서 사람들이 이상한 낌새를 알아챘는지 하나 둘 차에서 내리더니 앞으로 왔다.

 하는 수 없이 자초지종을 얘기했더니 자기들도 나랑 같은 생각이어서였던지,별 시비없이 앞으로의 타계책을 의논하기로 했다. 

 결국 뒷차에게 릴레이로 전달을 해서 돌아가기로 했다.

 그런데 그 '새마을 도로'가 돌아갈 차선이 없다. 그런다고 차가 180도 몸을 홱 돌려서 갈 수도 없고......진퇴양난,사면초가......

 

 마을 사람 몇이 나와서 구경을 했다. 아마 이 마을 생기고 이렇게 많은 차들이 마을을 방문한게 처음이라 신기하다는 듯.

 조금 젊은 사람을 붙잡고 큰 도로로 나가는 길을 물었더니,"있기는 있는데......"라며 말 긑을 흐렸다. 알려달라고 사정을 했더니,"요~기로 조금 더가면 죠~기 언덕을 넘어가는 길이 있는데 비포장이라서요......"

 '감사,땡큐,쎄쎄,아리가또......'

 "한 번 가~봅시다"(나~~를 따르라~!)

 내가 출발을하자 뒷차가 또 따라왔다.(충성스런 쫄병놈, 너는 내가 책임 진다.그려,나를 따르라!) 속으로 책임감까지 생겼다.

 

 동네 사람이 알려준대로, 요~기로 가서,조~기 언덕을 보니 앵?, 이게 무슨 길이야.길 맞아?

 그냥 언덕위 소나무 사이로 딸딸이(경운기)가 몇 번 지나간 자국이었다.

 하지만 어떻게 저 뒷차들에게,"아까 거그가 맞는게벼!" 할 수는 없고.

 그래, 가자, 미지의 세계로......

 우리 차는 구형 승합이라 차 바닥이 조금 높은 편이니까 어지간하면 갈 수 있을 것같았다.

저 뒤에 충성심으로 따라오는 고급 승용차들이야 차 바닥이 언덕에 걸려서 바둥대든 말든......

 

 아이들한테 "야!,아무데나 꽉 붙잡어!" 소나무 사이를 요리조리 경운기 바퀴자국을 생명줄 삼아 달렸다.

 운전 좀 한다는 사람들은 알 것이다, 오르막 흙길에서 한번 멈췄다 출발할려면 어떻게 되는 지......

 

 어찌어찌해서 언덕을 넘어 내려오는데 진짜로 앞에 도로가 보였다.

 이미 밤은 깊어졌는데 헤드라이트 불빛에 새까맣게 빛나는 아스팔트 !

 뒤를 보니 나를 따르는 쫄병들이 트럭 두 대밖에 없었다.(나는 책임 없어, 진짜로 나는 책임 없당게......)

 큰 도로로 나와보니 차들이 어쩌다 한 두대 지나가는데,자세히 보니 분명 '김제- 익산간'도로가 맞는데......세상에,내가 그 난리를 치는 동안 막혔던 도로가 말끔히 뚤렸던 것이다.

 

 집에 도착하니 11시 30분,꼬박 열두시간이 걸린 것이다.

 

 그날의 열두시간에 걸친 치열한 전투에서, 대장을 잘못만나 장렬하게 전사했거나,적(가족)에게 잡혀(끌려)가서 모진 고문에 시달렸을, 나를 충실히 따르던 쫄병들의 명복(행복)을 빌며, 그들의 뒤통수에 삼가 이 글을 바친다.

 

 

끝까지 읽어주신 님께 감사드리며,

끝으로 진짜 한마디,

 

모르는 길은 가지 말자.

아무리 막혀도 때가 되면 뚫린다. 

 

 

 

 

05-05-13 21:40     IP : 203.235.109.148 수정 | 삭제 | 목록
공감...  서비

명절때 대부분의 도로가 막혀 고생들 하지요.

국도, 지방도, 고속도로, 할 것 없이 다 막혀요.

이때는 차라리 고속도로가 빨리 뚫려요. 국도는 한번 막히면 뚫리기 힘들죠...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죠...

좀 막히드라도 큰 길이 빨라요.

조금 빨리 갈라고 고생만 더 해요...

우리 인생사도 별반 다르지 않은것 같아요.

조금 빨리 갈려고 편법을 쓰고, 요령을 피우고 하는사람들이 많이있죠.

그렇지만 더 중요한것은 정석으로 똑바로 가는것이 지름길이라는 것을...

군자는 대로행이라했죠...

05-05-13 22:59     IP : 211.116.83.117 수정 | 삭제 | 목록
나도 막혔다  도전

시간을 보니 초저녁에 올렸구만...부럽다. 한 잔 하고 몇자 쓰고.

 

아무리 막혀도 때가 되면 뚫린다고?

그러면 좋겠네

나는 몇시간째 머리통 회로가 꼬여서

내일 MT 때 나눠줄 순서지만 만지작거리다 결국 새벽이네.

 

사연은 이러헌디...

순서지 4면을 부지런히 채우는데

그려도 손바닥 만큼 남는거여

그려서 잘난척 할려고 그 공란에다

'사랑하는 학우님들께..오늘은 평소 일기로 적던 편지를 여기에 씁니다. 어쩌고 저쩌고

잘난 체 좀 하겠습니다...'

그 잘난 체가 문제라

 

나보다 쪼끔 더 배웠다고 잘난 체 하는 놈이 생각났고

그사람 혼내줄 생각을 하다가 결국 머리가 열받았다네.

머리통에서 연기가 솔솔 나드만 전선이 타버렸나봐.

 

이러면 나는 며칠 아무것도 못하는데

몸속 돌아가는게 틀림없이 교통 체증을 피할 수 없을 것 같은데

누가 좀 정리해주면 고맙것는디

그게 말처럼 쉽간디

엠티가서 결국 죄없는 후배들만 족치게 생겼네.

 

05-05-14 05:50     IP : 211.247.208.192 수정 | 삭제 | 목록
자승자박  최영미

지 꾀에 지가 넘어간 꼴이구만..

이름하여 자승자박!!

@@@ 오늘의 교훈 : 잔머리 굴리지 말자!!!

 

그려도 왕초노릇했던 그 때 회억하면 행복하겠습니다.

 

우린 용꼬리 보다 뱀대가리가 좋걸랑요

호랑이 없는 굴에 여우가 왕이든 토끼가 왕이든 지들끼리 잘 살면 그만이니..

 

한가지 덤..

낯선 곳에서는 식당도 사람이 바글바글한 곳이 원조 내지는 맛이 일품인 집

기다리기 뭐해서 한가한 음식점으로 들어갔다가는

썰렁하지만 기다리지 않아서 좋다는 생각은 순간

A!! 가 저절로..후회되는 건 시간문제..

 

@@@오늘의 상식 :  낯선 곳에서는 막힌 길이 지름길 일 수 있고

                          음식점 역시도 북적대는 곳이 원조이 가능성이 높음

 

시간을 금처럼 활용하지 못할 바에야 여유있는 맘이라도.

 

<<잊을뻔 한 얘기>>

공과 사를 구별하여 공무를 수행하는 자를 우린 현자라는 이름으로 존경을 하게 되옵니다. 맥없이 죄없는 후배들 족쳐서 스스로 줄로써 몸이 묶이는 일이 없도록 하심이 현자의 길임을 간언하나이다.. 이 점 명심 또 명심하고, 각인하여 스스로의 몸이 존귀하게 되고 그 이름이 높아져 자자손손, 대대손손 영원하길 충심으로 바라나이다.

 

노여움을 푸는 것도, 화를 삭힐 줄 아는 것도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닌 줄 익히 아오나

관용을 베푸는 것, 용서를 하는 것, 이해를 하는 것,

결국은 자신을 위한 애정이옵고 공동체를 위한 마음이옵니다.

 

잠시 눈 앞에 버티어 선 장미꽃에 미(현)혹되어 판단을 흐리는 우를 범하지 마시고

부디 장미꽃의 가시까지도 헤아릴 줄 아는 현자가 되시옵소서.

05-05-14 08:52     IP : 221.142.186.124 수정 | 삭제 | 목록
내용으로 승부하라!  도전

꼭 내용 없는 사람들이 칼라로 비벼대드만...

운전야그하다 이리 되얏으니

이왕이면 예의상 신호등 색으로 하지.

 

그려도 자세히 읽어보니 쓸만허네(수습)

고맙소. 경계로 삼으리다.

 

아참, 머리통 말인데요

고치기는 글렀고해서 통째로 바꿨는디

성적 좀 올라갈랑가

05-05-14 19:49     IP : 211.247.208.192 수정 | 삭제 | 목록
폭폭했던 그 심정이......  허청

폭폭했을 그 심정을 생각하자니

웃음이 절로 납니다.

편집진들의 글들이 하나씩 올라올때마다

흐뭇한데요.....

어찌된 일인지 분위기를 띄워보려던

우리들의 열정이 넘친 탓일까요?

학우들의 글이 너무도 잠잠하기만 하니......

엉뚱한데서 숙제가 생기는군요

작전(?)에 수정을 가해야 할 것같군요

학우님의 글이 하나 올라오면

다음번에 우리가 새새로 끼어드는 식으로.......

고백하건데 요즘 그나마 바쁘고 빠듯한 일정속에

경찰서로~ 법원으로~법 공부까지 하고 있자니

한 참 뒤로 쳐져 있는데....

얼마나 길게 가겠습니까?

아무리 진한 안개라 한들 때가 되면 걷힌다는걸 보아왔잖아요?

그나 저나 학우님들 유사시를 대비해서 혹시라도

TV에서 싸이코페스라는 프로그램을 한다고 하면

만사 제끼고 꼭 보십시요

학과 공부보다도 훨~~중요한 문제이니까요^^

뜬구름 같은 이야기 횡설수설하는 것 같지만....

지금 상황이  딱 그러하와서^^

ㅎㅎㅎ ㅜㅜㅜ.....(이건 웃음이 아니고 한숨소리임)

05-05-14 22:13     IP : 220.124.102.118 수정 | 삭제 | 목록
정도를......  보배20

그 어렵다는 방송대 공부 하시는 우리 학우님들,

빠르다고, 쉽다고 하는

참고서, 기출문제로 가다가는

나같이 5년 6년 걸려요,

그러니까 조금은 더디게 느껴지더라도

정석으로...

교재,방송강의로 하는게

뚫리는 길로 가는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꼭 내가 6학년 선배같네......

05-05-14 23:05     IP : 203.235.109.148 수정 | 삭제 | 목록
맘 고생  영롱이

맘 고생하셨을 허청 대표님!

제 아무리 짙은 안개라도 햇빛에 거친다는 주장 인정합니다.

우리는

옳은 일에 당당할 수 있으며

사필규정이라,  정의는 반드시 승리할 겁니다.

부디 기 꺾이지 마시고 화이팅 하십시오.

 <積善之家 必有餘慶이요, 積惡之家 必有餘殃>이라는 사실을 상기하여

힘 내시길...

 

도전님!

신호등 색깔로 바꾸려니 잘 뵈지 않아 비슷한 색깔로 했습니다..

첨으로 말 한번 들어줄까 했는데..

05-05-15 08:21     IP : 211.247.208.192 수정 | 삭제 | 목록
거북이가 빠르다  토 리

가던길로 서서히 가는 방법을 택하렴니다.

그런데 운전대 잡은 사람은 늘 지름길을 찾아 헤멥디다.

05-05-17 23:38     IP : 220.124.159.7 수정 | 삭제 | 목록
이참에...  도전

운전하지말고 걸어댕길까? 그럴사람

나를 따르라!

...   ...

...   ...

 

근디

...   ...

 

앞으로

차도 없어지면

운전학원 강사는 어떡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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