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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알고 있겠지만 전북지역 국문과 2학년 스터디 그룹으로는 '강다리','열림','소낭'이 있다. 2년이 된 지금은 각 그룹별로 공부하는 방법이라듣가 비법(?)같은 게 따로 있는 줄로 아는 데 내가 속해있는 '소낭'의 공부하는 방법은 참 특별하여 여기 소개하고자 한다. 우리만의 방식이라는 게 말 그대로 게릴라식인 것이다. 남들은 일주일에 한 두 번씩 시간과 장소를 정해서 만나는 걸로 알고있는 데 '소낭'은 그런 만남 자체는 신경을 안쓴다. 잊어버릴 만 하면 어느날 휴대폰 문자에 <공부는 각자 집에서 열심히들 하고 계시죠? 소낭 화이팅!^^>,팀장인 왕눈이 용순씨의 격려 메시지다. 참 2학년 들어서 한두번 모였던 기억도 있다.하지만 다른 팀같이 '지역대학 '301강의실' 아니면 '302강의실'같은 데가 아니라 '다래정'이니 '**옥'같은 밥집인가 술집인가에서 만나 술을 마셨던 그런 기억 말이다. 그래도 항상 빠지지않는 '우리 스터디는 30년 갈껴, 아니 평생 스터디여'하는 자신감들...... 지난 29일 문학 기행팀이 군산에 있는 '채만식 문학관'을 들른다기에 30분 전부터 나가서 기다리다 만나 반가운 마음에 손을 붙잡고,껴안고 생난리를 치는 도중에 팀장이 갑자기 "화요일에 시간 괜찮죠" 하기에 엉겹결에 "녭"했더니, "우리 그날 만나게요". '소낭'의 창단 멤버들이 다시 뭉치기로 했다는 말에 '10월의 마지막 밤'이 아닌 '11월의 첫날 저녁' 서신동의 '하늘 밥도둑'이라는 새로운 장소에 갔다. 아 반가운 얼굴들......팀장 왕눈이 용순씨,매일봐도 이쁠 것같은 지슬, 항상 잠이 부족한 예순씨(아무래도 '문예'와 '예술'을 합한 것같은 이름), 공부가 직업인 고시생 석기,무슨 생각을 하는 지 아무도 모르는 특허 출원중인 서비,못본 사이에 배가 한참 더 나온 창규 행님,오기로 했다던 귀자언니,희순누님,사랑하는 영자씨는 보지 못했지만 너무나도 정겨운 우리 '소낭'의 게릴라들이었다. 보배20이 없어 다를 술을 마셨더니 전과는 다른 술기운에 그날 오갔던 얘기들을 다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생각나는 대로 떠올려보자면. "우리 쪼끔더 자주 만나면 안되까?" "우리끼리만 문학기행 한 번 가자" "한 번만 가지 말고 일년에 한두 번씩 전국을 돌아다니자" "우리 스터디 이름을 '소낭'이라고 지어준 지슬신랑한테 고맙다고 해야지" "'소낭'이 무슨 뜻?" "'소나무'의 제주도 사투리,지슬 신랑 고향이 제주도거든..." "말 나온 김에 우리 문학기행을 제주도로 가자" "돈 쪼끔들게 우리 길가에서 라면 끓여먹고 그러자" "이번달부터 매달 2만원씩 거둬서 모으자" "우리 신랑이 스터디 간다면 '또 술마시는 날이구만"하데" "창규 오빠는 수필로 등단했고, 서비는 소설, 보배는 시,석기는 평론인게 우리는 종합 문예지네" 등등등...... 거기에다 박경리 작가님과 (고)최명희 작가님께서 친절하게도 우리의 술동무가 되어서 참 넉넉한 자리였다. 올해들어 못마시던 술을 한 두 잔씩 하는 용순씨가 맥주를 두 잔이 넘게 마시더니 약간 취기가 올라와서는 그 큰 눈을 껌벅거리며, 필름을 끊었다 이었다 하는 '혼자놀기의 진수'를 보여주기도 했다.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그날의 대화중에 '보배가 우리꽈에서 젤로 멋있다'는 말이 있었던 것 같기도한데...... 아무튼 정에 취하고, 대화에 취하고,서로를 걱정해주는 격려에 취해서 기분 좋은 밤이었다. 전공과목 교재 한 권을 몽땅 외워버린 것 같은 기분 좋은 포만감(?)을 가지고,지나가는 시간이 너무도 아까웠지만 시간이 지나면 타고왔던 버스가 호박으로 변할까봐 2차의 아쉬움을 꿀꺽 삼킨 채 집으로 와야만 했다. 그래 <공부는 각자 집에서 열심히 하고,화이팅..!^^>'이다 '소낭'의 게릴라들이여 30년 스터디, 평생 스터디,게릴라 스터디......아자!!!!!! | ||||||||||||||||||
최종 수정 시각 : 2005.11.06 21:36:11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