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소낭의 게릴라 스터디

보배59 2006. 9. 1. 22:23
이름  보배20  조회: 95  
제목  '소낭'의 게릴라 스터디
IP  203.235.83.152   글 작성 시각 : 2005.11.06 21:21:38 
다들 알고 있겠지만 전북지역 국문과 2학년 스터디 그룹으로는 '강다리','열림','소낭'이 있다. 2년이 된 지금은 각 그룹별로 공부하는 방법이라듣가 비법(?)같은 게 따로 있는 줄로 아는 데 내가 속해있는 '소낭'의 공부하는 방법은 참 특별하여 여기 소개하고자 한다.

우리만의 방식이라는 게 말 그대로 게릴라식인 것이다.
남들은 일주일에 한 두 번씩 시간과 장소를 정해서 만나는 걸로 알고있는 데 '소낭'은 그런 만남 자체는 신경을 안쓴다.
잊어버릴 만 하면 어느날 휴대폰 문자에 <공부는 각자 집에서 열심히들 하고 계시죠? 소낭 화이팅!^^>,팀장인 왕눈이 용순씨의 격려 메시지다.

참 2학년 들어서 한두번 모였던 기억도 있다.하지만 다른 팀같이 '지역대학 '301강의실' 아니면 '302강의실'같은 데가 아니라 '다래정'이니 '**옥'같은 밥집인가 술집인가에서 만나 술을 마셨던 그런 기억 말이다.
그래도 항상 빠지지않는 '우리 스터디는 30년 갈껴, 아니 평생 스터디여'하는 자신감들......

지난 29일 문학 기행팀이 군산에 있는 '채만식 문학관'을 들른다기에 30분 전부터 나가서 기다리다 만나 반가운 마음에 손을 붙잡고,껴안고 생난리를 치는 도중에 팀장이 갑자기 "화요일에 시간 괜찮죠" 하기에 엉겹결에 "녭"했더니, "우리 그날 만나게요".

'소낭'의 창단 멤버들이 다시 뭉치기로 했다는 말에 '10월의 마지막 밤'이 아닌 '11월의 첫날 저녁' 서신동의 '하늘 밥도둑'이라는 새로운 장소에 갔다.

아 반가운 얼굴들......팀장 왕눈이 용순씨,매일봐도 이쁠 것같은 지슬, 항상 잠이 부족한 예순씨(아무래도 '문예'와 '예술'을 합한 것같은 이름), 공부가 직업인 고시생 석기,무슨 생각을 하는 지 아무도 모르는 특허 출원중인 서비,못본 사이에 배가 한참 더 나온 창규 행님,오기로 했다던 귀자언니,희순누님,사랑하는 영자씨는 보지 못했지만 너무나도 정겨운 우리 '소낭'의 게릴라들이었다.

보배20이 없어 다를 술을 마셨더니 전과는 다른 술기운에 그날 오갔던 얘기들을 다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생각나는 대로 떠올려보자면.

"우리 쪼끔더 자주 만나면 안되까?"
"우리끼리만 문학기행 한 번 가자"
"한 번만 가지 말고 일년에 한두 번씩 전국을 돌아다니자"
"우리 스터디 이름을 '소낭'이라고 지어준 지슬신랑한테 고맙다고 해야지"
"'소낭'이 무슨 뜻?"
"'소나무'의 제주도 사투리,지슬 신랑 고향이 제주도거든..."
"말 나온 김에 우리 문학기행을 제주도로 가자"
"돈 쪼끔들게 우리 길가에서 라면 끓여먹고 그러자"
"이번달부터 매달 2만원씩 거둬서 모으자"
"우리 신랑이 스터디 간다면 '또 술마시는 날이구만"하데"
"창규 오빠는 수필로 등단했고, 서비는 소설, 보배는 시,석기는 평론인게 우리는 종합 문예지네"
등등등......

거기에다 박경리 작가님과 (고)최명희 작가님께서 친절하게도 우리의 술동무가 되어서 참 넉넉한 자리였다.

올해들어 못마시던 술을 한 두 잔씩 하는 용순씨가 맥주를 두 잔이 넘게 마시더니 약간 취기가 올라와서는 그 큰 눈을 껌벅거리며, 필름을 끊었다 이었다 하는 '혼자놀기의 진수'를 보여주기도 했다.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그날의 대화중에 '보배가 우리꽈에서 젤로 멋있다'는 말이 있었던 것 같기도한데......

아무튼 정에 취하고, 대화에 취하고,서로를 걱정해주는 격려에 취해서 기분 좋은 밤이었다.
전공과목 교재 한 권을 몽땅 외워버린 것 같은 기분 좋은 포만감(?)을 가지고,지나가는 시간이 너무도 아까웠지만 시간이 지나면 타고왔던 버스가 호박으로 변할까봐 2차의 아쉬움을 꿀꺽 삼킨 채 집으로 와야만 했다.

그래 <공부는 각자 집에서 열심히 하고,화이팅..!^^>'이다

'소낭'의 게릴라들이여 30년 스터디, 평생 스터디,게릴라 스터디......아자!!!!!!


최종 수정 시각 : 2005.11.06 21:36:11
서비 : 긍게...
그날 시간이 왜그렇게 빨리간겨!
눈 깜짝할 새
세시간이 지나가 부럿데.
멘트삭제 (11/06 21:45)
보배 : 발이 안떨어져서...
거기 내 유리구두 한 짝 못봤는가?......
멘트삭제 (11/06 21:47)
서비 : 봤죠!
제가 잘 보관하고 있응게.
근디 얘기가 좀 이상허게 가는디...
신데렐라 후편
신데랄놈 인가?
멘트삭제 (11/07 00:00)
달맞이꽃.. : 유리구두라~~~~. 주인 찾을 때 나도 신어볼 수 있나요? 맞으면 내 것!!!!!!! 멘트삭제 (11/07 00:19)
숙희 : 이젠 낯설지 않은 스터디 맴버 이름들이
제게도 이렇게 꼬리를 남길수 있는 용기를 주네요~
정말 맛깔스런 스터디...^^
인연이라는거 만남이라는거 참 세월이 지날수록
꼭 잡아두어야할 필수물건인듯 싶어요
그런 소탈한 웃음을 만끽할 수 있어 좋겠당..!!!
멘트삭제 (11/07 09:38)
토 리 : 우리집 옆에서 모임을 하셨네요.
함께 하지 못한게 아쉽습니다.
부지런한 소낭 학우님들 매사에 열심히 하시는 모습이
늘 든든합니다.
멘트삭제 (11/07 12:10)
도전 : 아고배야!!!긍게지덜끼리신나게놀았다이거잖여.체...요즘소나무에이즈상륙했다는소식들었지요? 탄력받은김에바닷바람에소독하러오소................풍덩!!......빠쳐버려야지. 멘트삭제 (11/07 21:46)
보배 : 배아프면그냥배아프다고하지무슨소나무에이즈꺼정들먹이믄서난리부르스디야,열림은실력으로승부하잖여...... 멘트삭제 (11/07 23:16)
보배 : 참,수키씨 그 용기^^끝까지~밀고 ~나가^^주세요^^~ㅎ! 멘트삭제 (11/07 23:19)
보배 : 그리고 서비, '신데랄놈'이 아니고 '신어볼놈'들 다 모이라고 혀봐~~...... 멘트삭제 (11/07 23:22)
서비 : 1녀 2남
신씨가문에 큰 누나 '데렐라'
둘째아이가 '데랄놈'
막내가 '어볼놈'
"다 모이란다~"
멘트삭제 (11/07 23:31)
도전 : 보배가 어쩔라고저러는지...요번 한번 더 바닷가에 세워놓고 해송을 만들어야것다. 분재 만들것다 이거요.
그날 석기는 잘 갔나 몰라. 갸가 원래 신씨였다는 소문이...구씨 아니길 다행여.
멘트삭제 (11/08 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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