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총(貝塚)*
(2001,5)
더는 줄 게 없어
껍데기로만 남아
제 모습 다 잃고
옛이야기 다 잊은 체
들숨과 날숨으로
씨줄과 날줄을 삼아
켜켜로 쌓여있는
허망함들
그옛날 석기시대에서도
동백기름 발라
곱게 빗었을
어머니 쪽진 머리
그 빗질이 무늬가 되고
화석이 되었는가
더는 가벼워질 수 없는 것들의
무거움들이, 그냥
침묵하는
어머니들
*패총;석기 시대의 사람이 까먹고 버린 조가비가 쌓여 된 유적의 무더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