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배59 2006. 7. 14. 22:31

              

 

 

           인력 시장           (2006.04)

 

 

 

  며칠 전 귀가길에서 사 온

  떨이라는 말로 상표를 대신한

  향기가 없는 건

  내 오랜 알레르기 비염 때문이라 치고

  거죽까지 쭈글쭈글해진

  사과 몇 알

  날카로운 과도끝을

  아니라고,아직도 멀쩡하다고

  번뜩이며 한사코 붙잡는

  미끌한 저 과즙

 

  동네 문방구에서 산

  한 세트에 네 장 들어 있는

  이력서 뭉치를 세 번이나 샀는데

  마지막 남은 한 장

  과즙의 절박함을 알기나 하는지

 

  마흔여덟

  유통기한은 아직도 멀었는데

  손님들의 반응이 싸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