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건강검진

보배59 2006. 9. 1. 22:21
이름  최종렬  조회: 77  
제목  건강검진
IP  203.235.97.68   글 작성 시각 : 2005.02.02 22:49:53 
건강보험공단에서 무료로 건강 검진을 해준다기에 어제 저녁 부터 금식을 하고 아침 일곱시 반에 동사무소 앞 집결 장소에 갔더니 내 나이 또래 사람들은 보이지 않고 할머니 할아버지들만 모여 있는 것 같았다.
일정한 나이 이상만 해 주는 걸로 아는데 우리 동네에는 내 또래는 별로 살지 않는가 보다. 하기사 요즘같이 아파트가 많이 보급된 새상에 '선양동'같은 말랭이 동네에다 일제시대 적산 가옥들을 조금씩 고쳐서 사는, 말이 단독 주택이지 이런 동네에서 젊은 사람들이 살리가 없을 거다.
그렇다 치고 내가 저런 어르신들과 함께 건강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문득 내 나이가 벌써 그렇게 됐나 싶어 갑자기 서글픈 생각이 들었다.

며칠전 통지서를 받고서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생각하다 위암 검진을 하다기에 아차하는 생각이 들었다.
열아홉살부터 그 독한 소주를 그렇게 마셔댔는데 혹시 하는 생각에서다.

하고많은 술 중에서 내가 제일 좋아 하는 건 '소주'다. 맥주는 돈은 비싼데 빨리 취하지도 않고 조금 마시다 보면 화장실이나 들락거리게 되고,막걸리는 배만 부른 데다가 트림이라도 하게되면 냄새 때문에 품위 유지 문제가 있고,하지만'소주'는 조금만 마셔도 금방 취기가 올라와 효과 면에서도 그만이지만 돈이 적게 들어서 좋다.

고등학교때 동생들 데리고 자취를 하면서 아르바이트로 사진을 찍어 몇푼씩 번 돈으로 친구들이랑 조금씩 마시기도 하고,단골 술집을 정해놓고 마시기도하고,다니다 만 대학에서는 학보사 기자여서 모였다하면 술판이었는데다 방위병 시절에는 대대 인사과에서 시내 방위병들을 관리하는 직책을 맡고있어서 매일 예약해놓고 술 접대를 받았던데다,직장 생활 하면서는 또 얼마나......

알콜 중독이 되어가는 모양이다.얼마 전부터 저녁때면 밥상에서 반주로 소주 한병씩을 마셨는데 조금씩 주량이 늘더니 두병도 거뜬하질 않는가.

결국은 아무래도 꺼림직해 동네 병원에서 받아본 혈액검사에서 '알콜성 지방간' 판정을 받고나서야 술을 조금 줄인다고 -끊는다고는 못하고-줄이는 중인데, 위암 검진 얘기가 나오니까 또 위가 걱정이 되는거라.
그래서 두가지 검사중 택일을 하라는데 '위투시'대신 고통스러워도 확실히 볼 수 있는 '내시경'을 하겠다고했다.

약물 몇가지를 목쪽으로 넘겨 얼얼하게 마취를 시키고 내시경을 입 속으로 밀어 넣는데 눈물이 다 나왔다.
서너뼘이나되는 내시경 케이블이 들락 날락거리며 밥통속을 이리 저리 뒤지며 돌아다니는데 꼼짝도 못하고 누워서 눈만 꿈벅거리며 화면만 쳐다보고 있었다.

다행히 큰 이상은 없는데 위가 조금 지쳐 있는 것 같고,위염 증상도 약간 보일려고 한단다.

얼마나 다행인가.그렇게 괴롭혔는데도 아직 멀쩡하다니,위에대해 새삼 감사하며,아! 위대한 위,대단한 밥통,아니 술통.

조금 미안한 생각이 들어서 오늘은 술을 안마셨다.
내 나이도 이제부터 건강을 걱정하고 챙겨야 될때가 되었는가 생각하니 또 한 해가 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도전 : 좋았어, 쥑인다. 모처럼 김 모락모락나는 글 만났다. 그래도 걱정은 했나봐? 검사를 다받고. 우헤헤헤!!!! 미안해 웃어서.꼼짝 못하고 눈만 꿈벅거리며 어쨌다구? 너무 감동시키는 모션이라.. 낼 우리 만나는 날여. 아주 결정을 보자구. 밥통으로 쓸지 술통으로 쓸지. 멘트삭제 (02/03 00:43)
느티나무 : 남들은 맥주가 배불러 싫다는데 저는 맥주를 좋아합니다. 소주는 독하다는 생각에 단숨에 넘기지 않으면 몸서리 쳐질 정도라 좀 그렇고 맥주는 부드럽게 넘어가서 쉬엄쉬엄 취기가 오르는걸 느낄수 있는것 같아 좀 마십니다. 건강을 헤칠 정도 아니면 전혀 못하는 것 보다는 술이 주는 또다른 내세상을 가끔씩 경험하는 것.. 멘트삭제 (02/03 00:57)
서비 : 하하하
오늘도 저는 알바 끝나고 막걸리 채팅...............
김이 모락모락 나고 정이 몽실몽실 피어나는 살아있는 글을 만났습니다.
생명이 있는 글
다시 또 기다립니다.
멘트삭제 (02/03 02:30)
도전 : 엄청 궁금하다. 느티님의 글이 짤린건지 줄인건지...줄임표가 두개인걸로봐서 짤린쪽으로...하하하 서비님, 저양반 생명이 있는 글 못씁니다. 앞으로는 죽어도 병원에 안 간다네요.내시경이 보통 힘들간디. 멘트삭제 (02/03 05:37)
최종렬 : 생명이 있는 글도, 김이 모락모락나는 글도 못쓰면,
술냄새 폴~폴 풍기는 글이라도 쓸껴......
멘트삭제 (02/03 08:35)
황순복 : 먹을려고 사는건지 살려고 먹는건지
위장은 아주 중요하죠
저도 위염을 앓은 병력이 있어 가끔씩 과민성으로
고생할때가 있습니다
아직 주법에는 자신이 없고 그마나 남펴니 길들여준
실력으로 막걸리 한 컵은 거뜬합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멘트삭제 (02/03 08:44)
토 리 : 건강검진은 건강할 때 미리하는 것이지요. 전 벌써 몇번이나 혜택을 받았습니다. 뭐 나이 먹었으니 혜택 받고 열심히 사회 역군으로 살죠 뭐.
건강하셔서 다행입니다.
그래도 술은 좀 줄이세요. 앞으로 책임이 막중하실 것 같으니.
멘트삭제 (02/03 15:21)
지슬 : 술아,너 어디있느냐?
내가 널 조금 멀리하기로서니,너 또한
그러느냐? 오늘쯤엔 너 먼저 청해주면
내,어딘들 못 갈쏘냐!
멘트삭제 (02/03 22:54)
항상함께 : 쓰디쓴 소주 어떤 맛이예요! 맥주라면 몰라도...
술은 적당히 마시면 유익하다고 하던데 다들 조절하기 힘드나봐요. ㅋㅋ^^
멘트삭제 (02/04 13:58)
도전 : 어제 최종렬씨가 전화를 했어. 왜 아무도 안 나오냐. 허참. 군산학습관에서 4일 저녁 8시에 약속했는데 혼자 하루전에 나가서 있었던겨. 전화받고 그냥 밋밋하게 지나면 내가 아니지. 이벤트 하나 맨들었지 뭐. 에고 내가 늦었네. 잠깐 기댕겨. 금방 가. 해놓고 기냥 당구장가서 신나게 놀았지롱 멘트삭제 (02/04 17:27)
도전 : 은근히 신경쓰여서 전화기를 진동으로 해놨는데 당구장 탁자에서 전화기가 드르륵거리면서 뱅뱅돌고 난리를 치드만. 이건 맛배기고, 내가 요즘 주당열전을 준비중인디 술꾼들 긴장좀 허시고.. 가람에서 지면을 줄라나 몰라서 머뭇거리는 중. 멘트삭제 (02/04 17:33)
도전 : 술꾼열전 X파일에 있는 이름들은 대충 최**(군산)-공개하면 학교 안 다닐 것, 또 최**(전주)-닉네임을 영롱으로 쓰지만 사실 진짜이름은 몽롱, 김요*-주로 밤 1시쯤 나타나는 요주의 인물,송영*-자료수집 완료...등인데,식나나 같이 하자고 귀찮게 할 것 같아 전화는 받지 않습니다. 멘트삭제 (02/04 17:49)
도전 : 아, 미치겠다. 오타다. 식사가 어째 '식나'로...자수! 부수입에 치중한 결과...지금 전화 불난다. 거론한 사람은 4명인데 뭔 전화가 이렇게 많이와. 윗글의 공개타협제의는 여론상 묵살함 멘트삭제 (02/04 19:49)
최종렬 : 도전씨 이뻐 죽것네.
언제 만나면 콱 뽀뽀나 한 번 해줘버릴까?
오늘 모임에 못나간 것 미안혀요.
근데, 나도 '쏘주'를 '막걸리'로 바꿔보까?

헌데 너무 중요한 일이라서 생각 좀......
멘트삭제 (02/04 23: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