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마파람이 불면

보배59 2006. 9. 1. 21:58

마파람이 불면



오슬 오슬한 습기를 머금고
바람이 불면은요
보글 보글 거품을 문 게들이
까닥 까닥 딱지 속에
눈을 감추고요

엊그저께 모를 심은
뒷집 아저씨는
자전거에 삽을 챙겨서
다랭이로 가고요

어느해 오월에
바람같이 사라졌다가
석달만에 나타났다던
광주 사는 외 삼촌은요
뼈 마디 마디에
쑥꾹새가 둥지를 틀고
쑥꾹 쑥꾹 울어대고요

그 외삼촌을 바람으로
기다렸던 외할머니는요
뼈에 숭숭 뚫린 구멍으로
바람이
휘융 휘융 지나간데요

마파람만 불면은요




최종 수정 시각 : 2004.07.18 23:02:15
김요섭 : 축하합니다.
드디어 해학의 경지에 다다랐구요! ^ _ ^
멘트삭제 (06/08 00:58)
박미자 : 의태 의성의 묘미 멘트삭제 (06/22 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