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배59 2007. 7. 17. 14:40

 

          보길도에서

 

 

보고싶다고

만나고싶다고, 다

그리움이라 함부로 이름하지 말자

 

조심해야 한다는 객관적인 상황이

태풍주의보라는 이름으로

발표가 되고

여객선들의 발이 부두에 묶이자

슬슬

섬들이 육지에서 멀어져 갔다

 

시퍼런 바다를 하얗게 가르며

철부선을 밀고가던 추진기의 거품처럼

바위에 부딛쳐 스스로 부숴지는 파도가

백사장의 모래를 쓸어 날리던

바람이

그 바람에 날리는 갈매기의

울음 소리가

섬들을 자꾸 밀어내고 있었다

 

가고싶을 때 갈 수 있는 곳은

섬이 아니다

 

보고싶어도 볼 수 없는

만나고싶어도 만날 수 없는

그것을 그리움이라 하자

섬이라 하자